정상에 가까워지니 바람은 정말 칼바람
그래도 특이한 나무들이 많아 사진 찍을곳은 더 많았다
나무틈새로 찍어 보고~
맘에 들어 촛점을 다르게도 맞춰보고~
썬크림만 바른 상태라 얼굴이 빨갛게 얼었다
화장을 할까 하다가 땀에 지워질까 안했더니 오히려 다행이었다
저 내리는 따가운 얼음덩어리 눈이 나의 화장한 얼굴을 정말 괴물로 만들었을거다
정말 큰 나무
정상엔 보호수들이 많았다
흩날리는 눈때문에 카메라가 젖어가기에 셔터를 많이 누르진 못했다
이런게 태백의 눈꽃???
나뭇가지에 눈들이 얼어붙어 있었다
실제로 보면 정말 예쁜데
눈발이 너무 날려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다
맑은날 한번 더 가보고 싶다
드디어 문수봉에 도착
여긴 정말 지옥같은 칼바람
눈이 안와서 쌓이질 않은게 아니라
눈은 내리는데 바람이 너무 불어 날아가버리는 그런곳이었다
얼굴은 칼로 그어대는듯한 통증이 느껴졌고 여기저기서 겨울바다에서나 들을 수 있는 엄청난 파도소리같은 바람소리
내가 숨을 쉬는건지 얼음덩어리를 내뿜는건지 모를 정도로 바람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기념사진은 찍어야 겠기에 이를 악물고 스마일 한번~
양 볼이 메이크업을 한것처럼 빨갛다.
장갑이며 기타등등 모든 물건이 그냥 그대로 다 얼어버렸다
산행을 하면서 맞은 눈들이 다 얼음으로 되어버렸다
그래서 가방을 겨우겨우 뒤져 여분으로 가져간 장갑을 다시 착용했다
바람에 휘청휘청 몸도 제대로 못가누는 그곳에 단 1분도 있고 싶지 않았다
정상에 올랐다는 기쁨보단 이러다 내 얼굴에서 피가 나겠구나 하는 걱정과 아픔만 가득
한시라도 빨리 바람을 피하고 싶었다~엉엉ㅜㅜ
당골 광장에서 겨우 3.5킬로 왔는데 천제단까지는 3킬로를 더 가야한단다
문수봉은 해발1,517미터이고
천제단은 1,561미터이다
가는길이 오르막길은 거의 없겠지만 눈이 너무 내리는 관계로 패스~
날이 좀 맑았다면 갔겠지만 천제단으로 가는 길이 안보일정도로 거센 눈발에 그냥 돌아가기로 했다
오는 길은 정말 가파른 느낌이었다
아이젠이 없이는 내려오지도 못했을 정도로 미끄러웠다
운동화나 등산화만 신고 올라가는 사람보면 '저사람 어쩌려고....'하는 걱정까지 해줬다.
가파른 눈산을 내려오다보니 무릎에 통증까지 왔다
다리가 너무 아팠고 너무 빨리 내려갔다
내 의지가 아니라 그냥 내몸이 빨리 내려가졌다
내려오면서 사진은 못찍었다
이미 카메라도 젖어버리고... 몸도 마음도 너무 피곤했다 ㅋㅋㅋ
비록 7천원짜리 아이젠이었지만
등산장비 다 갖춘 등산인들의 아이젠보다 튼튼함을 느꼈다
스파이크가 크기때문에 절대 안미끄러졌다
작은 스파이크로는 내내 미끄러졌을것이다
내려오자마자 아까 먹었던 그 당골음식점들이 많은곳으로 향했다
처음 간곳 말고 다른음식점을 들어갔다
감자전 저렇게 해서 만원
도토리묵도 시켰다 만원
막걸리 한병에 오천원
우리가 들어왔을때 있었던 손님들이 금새 나가버렸다
황태국이며 오징어순대며 된장찌개 등 시켰던거 같은데
걍 숟가락 한번 대고 다 남기고 나가버렸다
이유는 우리 음식이 나오고서 알았다
맛이 없었다
맛은... 감자전은 너무 기름졌고(마치 기름두르고 다시 데워준듯한)
도토리묵은 오래된건지... 탱글탱글한 맛이 아니었다
막걸리도 반병만 겨우 먹었다
먹는 내내 학생으로 보이는 여자둘 남자둘 알바생들도 눈에 거슬렸다
왔다갔다 문열었다 닫았다 지들끼리 수다떨며 놀고...
아까 간 손님 남은 음식 집어먹고...
주인아저씨는 뭐하시나... 참 답 안나오는 광경
주인아저씨 그모습 보고 하는 말
야야야~ 가만히 좀 있어라 다른가게 다 손님 있는데 우리만 없잖아!
...
나는 손님 아닌가???
왜 장사가 안되는지 알게된 순간
다음부터는 절대 이곳 음식점에선 안먹으리라 다짐했다
겨우 두집 가봤지만
그냥 시내에서 먹는게 훨씬 나을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당골에서 태백터미널로 오는 버스에 몸을 실고 잠깐 졸았는데 내릴곳에 타이밍 맞게 눈이 떠졌다
몸이 너무 지쳐 아침에 끊어둔 청량리행 입석티켓을 취소하러 태백역을 갔다
참 깨끗한 느낌의 태백역
좌석만 있었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티켓 환불을 받고 곧장 바로 근처에 있는 태백시외버스터미널로 갔다
가운데 난로 하나 있고 사람들이 그 주변에 많았다
참 낡은 버스터미널이었다
5시 32분에 도착했는데 6시 우등고속은 매진이고
5시 59분 일반고속은 자리가 있단다
요금은 같았다
급조한 버스란다
뭐 가릴 처지가 아니라 티켓요금을 지불하려 카드를 줬더니
카드기계 고장이라고 현금만 받는단다
현금이 없으면 옆에 있는 현금지급기에서 뽑아서 달란다
허걱 ㅡ0ㅡ 이 무슨...
붙어있는 안내종이를 보니 한참은 된거 같았다
일부러 현금만 받는 느낌이었다
결국 지갑을 털어 현금결제를 했다
혹시나 해서 가져간 현금
안가져갔음 현금지급기에서 뽑아야했겠지... 수수료 진짜 아까운데 ㅋ
이렇게 버스에 몸을 싣고 서울로 향하였다
이 급조한 일반버스 의자는 작아도 승객이 없어
우린 의자 두개를 한사람씩 썼다
편하게 자면서 왔다 ㅋㅋㅋ
오면서 정신없이 잤는데 어느새 동서울 터미널
그리곤 집에 왔다
처음으로 겨울산을 갔다
아무 장비도 계획도 없이 급하게 떠난 여행
당일치기였지만 하루를 정말 알차게 보냈던 태백여행
겨울산 등반시 꼭 필요한건
아이젠
스틱 2개
방수되는 등산복
챙이 있는 모자
보온병에 따뜻한 물
컵라면
귤(다른사람이 먹고 있었는데 진짜 맛있어 보였다)
초콜릿
이렇게만 있음 될거 같다
아~ 눈이 신발로 들어오지 못하게
스패츠도 필요하다
여행비용은
강남-강변 택시비 9,700원
왕복교통비(우등고속) 21,300원*4 = 85,200원
아이젠 7,000원*2 = 14,000원
당골 왕복 버스비 1,200원*4 = 4,800원
아침식사비 국밥7000원 산채비빔밥 8000원 = 15,000원
입장료 2인 = 4,000원
도토리묵+감자전+막걸리=25,000원
휴게소 커피 1,000원
생수 800원
강변-강남 지하철 교통비 기본요금 2000원
총 16,1500원
열차를 이용하면 교통비가 훨씬 싸다 ^^
먹는것도 아끼면 두명이 10만원 안에서 다녀올 수 있을 듯^^
제천까지 입석 그다음부터 좌석인 열차는 두명이 2만원대였다 ㅋ
나름 고생이었지만 그래도 다음에 준비 좀 잘 해가면 잼있을 듯
겨울산 가실분~ 태백 눈꽃여행 가실분~
그 아름다운 광경에~ 정말 행복해 지실거예요요요요요~~~^^
참고로 태백눈꽃축제는 1월 22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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